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의 재시행을 앞두고 공급위축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1983년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민간 공급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지가 건설교통부 '주택건설인허가'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따라서“과거의 사례가 앞으로 되풀이 될 공산이 매우 높다”며 “새로 적용될 분양가 상한제는 기존 상한제보다 더욱 엄격한 것이어서 그 영향은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건교부는 분양가 상한제 등이 민간 건설을 위축시키지는 않을 수준이고 민간공동사업제 등 공급 촉진책도 있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83년 상한제이후 민간공급 ‘반토막’
18일 건교부의 ‘주택건설 인허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83년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된 이후 6년간 민간 공급이 급속히 감소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됐던 첫해인 1983년 14만3919구에 달했던 민간 공급량은 1984년 10만7966가구로 30% 정도 급감했다. 1982년 민간(12만3211가구)은 공공(68209)의 2배 정도를 공급했지만 제도시행 2년 만에 역전된 것이다.
이후에도 민간 아파트 공급은 꾸준히 내리막 길을 걸어 공공 물량과의 차는 갈수록 벌어졌다. 민간공급은 1985년 9만5292가구로 제도시행 이후 처음으로 10만가구 이하로 떨어졌다. 1986년 일시적으로 13만5339가구로 민간공급이 늘기도 했지만 이후 감소세를 면치 못해 1988년에는 5만8859가구로 최저점을 찍었다. 이러한 아파트 공급 감소는 1986년부터 집값 폭등을 야기했고 아파트값 폭등세는 1989년 노태우 정부가 경기 분당 등 5개 신도시 공급계획을 내놓을 때까지 숨가쁘게 이어졌다.
한편 공공분양은 1985년 13만2070가구에서1987년 16만6754가구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고 1988년에는 25만8071가구로 정점을 찍었다. 1983년 이후 6년사이 공공은 공급물량이 2배 늘었고 민간은 절반 이하로 줄어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이번에도 비슷한 현상 재현될듯”
문제는 이번에 부활된 분양가 상한제도 비슷한 효과를 내느냐 여부다. 많은 전문가들과 건설업체들은 민간 공급이 줄어드는 현상이 재현될 게 뻔하다는 반응이다. 유엔알 박상언 사장은 “민간은 공공과 달리 사업성이 떨어지면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신도시 개발 등을 통해 공공에서 메워줘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뜻대로 공공이 기존 민간부문까지 떠맡아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아파트 공급은 택지 확보가 관건”이라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도 부진했던 택지 공급이 갑자기 원활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정부의 공공개발이 붐을 이루게 되면 민간의 ‘파이’는 줄어들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타격은 먼저 중소건설업체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지금도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회사들의 이름이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하나둘씩 쓰러지는 중소 건설사들이 나타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공개를 실시하더라도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했다”면서 “기본 건축비에서 추가적 부담이 발생하지 않고 가산비도 세밀하게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대답했다.
이달 말 나오는 가계여신 선진화를 위한 주택담보대출 표준안은 각 은행 자율에 맡기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각 은행은 가장 문제가 된 실수요자와 소득 증빙이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따라서 다음달부터는 새로 적용될 기준안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가능, 그동안 묶였던 대출이 재개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금감원과 각 은행 실무팀으로 구성된 가계여신 선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이 여러 차례 회의를 가지면서 이달 말 내놓을 금감원의 주택담보대출 표준안이 은행별 기준안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5일 각 은행의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 이번주 말까지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기준안을 만들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제출한 기준안에 대해 1주일 동안 검토한 후 수정,보완을 지시한 다음 늦어도 다음달부터 각 영업점포에서 대출이 시행, 운영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지난 1·11대책으로 인해 실수요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효율적인 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따라서 투기자가 아닌 일시적인 1가구 2택자는 총부채상환비율(DTI) 40%보다 다소 완화된 50∼7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또 소득 증빙이 어렵거나 자료 노출을 꺼리는 영세자영업자나 일용직 근로자에 대해서도 DTI 기준을 확대해주거나 평균 소득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검토되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소득이 있는 자영업자나 일용직 근로자에 대해 평균 소득금액과 대출평균금액을 산출해 기준을 만들어 주택별 대출 가능 매뉴얼을 만들어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3억원 미만이나 1억원 미만 주택, 국민주택 규모의 경우 1·11 대책의 주택담보대출 DTI 대상에서 제외하되 각 은행이 자율적인 기준에 맞춰 대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주택자가 집값 상승이 작은 서울 강남 집을 두고 강북 집을 먼저 팔 경우 결국 지역간 양극화를 부추길 소지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기준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이 주택담보 실태와 각 은행의 현실을 반영한 은행 공통의 표준안을 발표할 계획을 이처럼 변경한데는 은행마다 대출여건과 고객, 대출 행태도 다른 점을 고려했고 정책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주안을 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어 가계 대출은 은행의 영업이면서도 정책인 만큼 감독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곧 관치금융이란 사슬을 벗어날 수 없는데다 자칫 과도한 시장 개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마저 경착륙할 경우 금융부실로 이어지고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부담감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영세자영업자나 일용직 근로자, 실수요자는 새로운 대출 기준에 따라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룰 것”이라면서 “다음달부터는 중단된 주택담보대출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